[기획] 유럽의 헬스 & 힐링 스파 - 독일 (2) 바트 줄차(Bad Sulza): 물과 자연이 선사하는 치유의 도시
[편집자 주 - 유럽의 헬스 & 힐링 스파 특집으로 체코와 독일 편을 시리즈로 연재한다. 최근 글로벌 스파 & 온천 산업은 웰니스를 강조하는 새로운 소비층의 요구에 따라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지역의 특성과 글로벌 트렌드를 잘 결합하고 있는 온천 관광 산업의 현장을 돌아 보았다.]
바트 줄차(Bad Sulza): 물과 자연이 선사하는 치유의 도시

독일 중부 튀링겐 주(州)에 위치한 작은 도시 바트 줄차(Bad Sulza). 행정단위는 시이지만 그냥 작은 마을에 가깝다. 하지만 바트 줄차는 천연 온천수와 의료 서비스가 결합된 혁신적인 스파 시설로 유명한 매력적인 온천 관광지다.
언덕과 포도밭이 어우러진 평화로운 풍경 속에 자리한 이 도시는 오래된 온천의 역사를 간직한 치유의 땅이다. 지친 몸과 마음을 위한 쉼터로 불리기에 충분하다,
온천의 역사 속으로: 소금이 빚은 치유 도시
바트 줄차의 역사는 '소금(Salz)'에서 시작된다. 소금이 풍부하게 포함된 지하수는 이 지역을 오래전부터 치유의 땅으로 만들어 주었다. 중세 시대, 이곳 주민들은 염수를 이용해 질병을 치료하거나 기운을 회복했다고 전해진다. 이곳의 염수는 소금을 만들어주고, 아울러 심신까지 치유해 온 천혜의 자원이다.
19세기에는 온천의 치료 효과가 과학적으로 밝혀지면서 이 지역은 본격적인 스파 타운으로 성장했다. 당시 유럽 귀족과 예술가들 사이에서는 자연 속에서 치유를 추구하는 문화가 확산되었고, 바트 줄차는 자연스레 그 흐름에 합류했다.
자염(煮鹽, 염수를 끓이고 수분을 증발시켜 제조된 소금) 생산을 위한 보조시설인 소금 농축탑(gradierwerk)과 고풍스러운 건축물들은 이 도시가 걸어온 힐링 명소로서의 역사를 말해준다.

소금 농축탑 중앙의 보행로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바트 줄차는 온천과 관련된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클리닉과 스파 시설이 들어서며 본격적인 "소금 치유 도시"로 발전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도 이 지역의 온천 문화는 지속적으로 발달했고, 현재는 전통과 현대적 기술이 결합된 스파 명소로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미네랄이 풍부한 이곳의 천연 온천수는 근육통과 관절염 뿐만 아니라 피부 질환, 호흡기 문제, 그리고 스트레스 해소 등에 뛰어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도 이곳의 공기는 더없이 맑다.
과거 소금 생산 농축탑이었다가 지금은 힐링 전용 시설로 활용되고 있는 ‘루이즈 농축탑'(Gradierwerk Louise) 주변을 걷다 보면 숨을 쉬기만 해도 호흡기관이 후련해지고 마음이 차분해진다.
바트 줄차는 독일 와인 루트의 중심에 위치해 있어, 온천과 함께 고급 와인과 지역 음식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치유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점은 이 도시만의 독특한 매력이다.
토스카나 월드(Toskana Therme): 바트 줄차의 대표 스파 명소
바트 줄차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가장 먼저 찾는 명소는 바로 토스카나월드(Toskanaworld) 혹은 토스카나 테르메(Toskana Therme)다. 이곳은 전통적인 온천 시설과 현대적인 웰니스 개념을 결합한 혁신적인 스파 공간이다. 특히 "리퀴드사운드(Liquid Sound)"라는 독특한 테마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토스카나 테르메
리퀴드사운드는 물 속에서 소리와 빛이 감각을 일깨워 주는 독특한 스파 시설이고 서비스 프로그램이다. 방문객들은 온천수에 몸을 담그고 동시에 신비로운 치유 음향과 시각 자극을 즐길 수 있다.
이 설비와 기법은 음악가이자 미디어 아티스트인 미키 레만(Micky Remann)이 고안한 것으로, 스파를 단순한 수치료 공간에서 예술과 치유가 융합된 공간으로 변모시켰다.
토스카나 월드는 여러 개의 온천 풀과 사우나, 마사지 시설 등을 포함하고 있어 전 연령대의 방문객들에게 이상적인 웰니스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온천수는 염분과 미네랄 함량이 높아 피로 해소와 피부 개선에 효과적이다.
스파 클리닉: 의료와 웰니스의 결합
바트 줄차는 단순한 휴양지가 아니라, 전문 의료 시설과 결합된 스파 클리닉으로도 유명하다. 이곳의 스파 클리닉은 온천수를 활용한 다양한 치료법을 제공하며, 특히 류머티즘, 관절염, 피부 질환과 같은 만성 질환 치료에 중점을 둔다.

클리닉첸트룸 바트 줄차
대표적인 클리닉으로는 클리닉첸트룸 바트 줄차(Klinikzentrum Bad Sulza)가 있다. 이곳은 첨단 의료 설비를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환자들이 치료와 휴양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도록 자연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특히 아름다운 튀링겐 언덕과 온천 자원이 이 시설의 치료 효과를 더욱 극대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 클리닉은 현대 의학과 자연 요법을 결합한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며, 온천수와 진흙 요법, 마사지, 수중치료, 그리고 각종 재활 프로그램 등 전인적인 접근 방식을 통해 신체적, 정신적 회복을 돕는다. 이곳은 단순한 재활 병원이 아닌, 치료와 웰니스가 결합된 복합적인 의료 서비스 공간이다.
클리닉의 이용객은 대부분 의료보험 혜택을 받고 있다. 환자는 1차 진료기관 주치의의 추천서를 받아 지역 보험기관의 심의를 경유하여 이곳에 오게 된다. 이곳 의료진은 1차 진료 기록을 참고하고, 자체 진단 결과를 반영하여 치료 프로그램을 제시한다.
이 클리닉은 토스카나월드 그룹의 일부로 운영되고 있으며, 토스카나 테르메(Toskana Therme)와 연계하여 웰니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클리닉 환자들은 테르메의 시설을 이용할 수 있고, 특히 테르메의 자랑인 리퀴드 사운드(Liquid Sound) 테라피 같은 스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러한 협력은 의료와 웰니스 관광을 결합한 독창적인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바트 줄차 여행은 단순한 관광 그 이상이 될 수 있다. 이곳은 몸과 마음을 돌볼 수 있고, '쉼'이라는 선물을 줄 수 있는 장소다. 물과 자연이 선사하는 치유의 도시. 바트 줄차는 깊고 풍부한 매력을 가진 곳이다.

토스카나 테르메 인근의 아름다운 숲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