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웰니스(wellness) 산업이 국제적으로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기업, 지자체, 공공기관 등이 웰니스라는 용어를 경쟁적으로 도입,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웰니스 산업의 특성이 무엇인지에 대한 치밀한 이해나 전략보다는 웰니스라는 어휘를 막연하게 장식품처럼 쓰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때가 많다.
웰니스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제대로 답을 못한다. 누군가 인터넷 공간에 무책임하게 써놓은 해설을 아무런 생각 없이 가져와 설명하는 경우들이 많다.
웰니스라는 어휘의 대표적인 오용 사례는 '그것이 무슨 단어들의 조합'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웰니스는 웰빙(wellbeing)이라는 단어와 피트니스(fitness) 혹은 해피니스(happiness)가 합쳐진 말이라고 설명하는 예가 많다. 그러나 이는 역사적으로, 학문적으로 전혀 근거가 없는 이야기다.
언어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웰니스라는 말은 17세기 중반에 처음 사용된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당시 용법은 well이라는 단어에 단순히 명사형 어미인 -ness가 합쳐진 것이었다. 그 뜻도 단지 'well'의 명사형 의미(well-being의 의미)를 가지는 것일 뿐이었다.
한편, 웰빙(wellbeing)이라는 단어는 18세기에 처음 등장한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따라서 wellness가 wellbeing에서 비롯되었다거나 어느 단어와 결합한 것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역사적 시간 순서를 무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언어학적으로 그 어떤 근거도 없다는 것이 학자들의 지적이다.
또 하나의 오류가 있다. 이는 보다 심각한 사안이다. 웰니스 산업에 종사하거나 전략 혹은 정책을 취급하는 사람들이 과연 웰니스를 이해하고, 특히 산업적 의미를 파악하고 있는지 의구심을 갖게 하는 사례들이 많다.
오류의 대표적인 사례는 '웰니스는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건강 등 여러 차원의 요소들이 조화를 이루는 이상적인 상태'라고 설명하는 것이다.
이 설명은 '높은 수준의 웰빙(wellbeing) 상태'를 표현하는 것이지, 현대적 의미의 웰니스(wellness)를 유효적절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웰니스 산업 트렌드 분석으로 권위가 있는 글로벌웰니스연구소(Global Wellness Institute, GWI)는 현대적 의미의 웰니스(wellness)는 '상태'(state)가 아니라 '과정'(process)이라고 명확히 구분해서 설명하고 있다.
GWI에 따르면 웰니스는 최적의 웰빙 상태에 다가가 위한 "능동적(적극적)인 행위, 선택, 라이프스타일의 추구"를 말한다. 요컨대 웰니스는 정적(static)인 상태가 아니라 능동적(active)인 움직임을 말하는 것이다.
웰니스의 이러한 의미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된 것이다. 과거에는 '상태'를 뜻했을 수 있다. 1950~60년대, 예방건강 콘셉트를 강조하기 위해 웰니스(wellness)라는 단어를 사용한 미국의 의학 사회학자 헐버트 던(Halbert L. Dunn)은 웰니스를 "단순히 질병이 없는 상태가 아닌, 최적의 건강 상태(optimal state of health)"로 정의했다.
던은 웰니스라는 용어의 현대적 용법에 값진 토대를 제공했지만 그가 말한 웰니스는 21세기 오늘날의 개념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었다.
역사적인 흐름을 되짚어 볼 때, 웰니스(wellness)라는 단어는 17세기 "well-being"을 의미하는 단순한 어휘로 시작해, 20세기에 들어 총체적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현대적 개념으로 발전(1950~2000)했고, 21세기에는 개인적인 건강 '실천'부터 글로벌 웰니스 산업을 아우르는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인 행위'를 강조하는 중심적인 용어로 자리 잡고 있다.
다시말해 오늘날의 웰니스는 단순한 건강 '상태'를 넘어 '능동적으로 건강을 증진하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실천 과정'으로 정의되고 있는 것이다.
GWI는 웰니스를 '개인과 지역사회가 삶의 모든 차원에서 긍정적이고 총체적인 건강 상태를 추구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웰니스는 신체적, 정신적, 감정적, 사회적, 환경적, 영적 요소를 모두 포함하는 다차원적 개념으로 이해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용어의 용법이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지나칠 정도로 이해의 격차가 큰 것이 사실이다. 서로가 웰니스라는 말은 사용하지만 그 뜻은 사용하는 사람들마다 제각각이고 엉뚱하기까지 한 것이 현실이다.
산업적 연구나 관련 정책 혹은 사업에 종사하는 분들에게는 GWI가 제시하는 '웰니스 경제'(wellness economy)라는 말도, 비록 복잡하기는 하지만, 관심을 갖고 활용할 것을 권하고 싶다.
'웰니스 경제'라는 용어는 웰니스 관련 시장에 대한 유용한 분석 도구일 뿐만 아니라 글로벌 웰니스 전문가들과의 소통을 위해서도 꼭 알아야 할 표현이다.
'웰니스'라는 용어에 담긴 현대적 의미와 이에 기초한 '웰니스 경제'를 이해하지 못하면 웰니스를 논하는 것이 공허할 수 있다.
[Paul H. Song / 웰니스투데이 발행인]